시장판 ②
하동댁이 그 꼴을 보더니 마른 똥 내던지듯 툭 내뱉는다.
“이 여편네가? 니 가래 배타내는 거 고거 예술이데이 예술, 니 그거 아나?”
“와? 예술이마 거 머꼬? 최주봉이라카는 배우가 잘하는 거 아이가? 와 글마 보고 싶나?”
“이 여편네가 미친나? 아무데나 카악카악 하고 더러분 거 배타내지 마라 이 말이데이.”
“와 니는 똥도 안싸고 가래도 안나오나?”
“그래 안싼다 와. 자바물래?”
그러자 구포댁이 팩 돌아서서 거품을 문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정력은 무슨 개나발 같은 정력? 정력엔 홍애가 최곤기라. 나온나. 아지야. 홍애 묵어보이소. 홍애는 좆도 두 개 아임니꺼?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맛 죽입니데이. 애묵고, 물코묵고, 삭혀묵고, 회떠묵고, 매콤시큼 무쳐묵고, 푹 삭히가 찜쪄 묵고…. 하이코 배때지 터지겠데이.”
하동댁이 밉쌀스럽다는 듯 다라이를 발로 툭 건드리며 구포댁의 속을 박박 긁어놓는다.
“기차화통 삶아뭇나? 와 이카노? 머 홍어괴기는 아이스구루무가? 입에서 살살 녹구로?”
“이런 망할년이 째진 입이라고 지 꼴리는 대로 씨불이네. 니 그거 오랄∼ 거 머드라?”
하동댁이 짝짜궁 맞장구친다.
“치솔이름 아이가?”
“궁민핵교도 안 댕?'나. 개 눈에는 똥만 빈다카디…. 말 많으마 다친다카는 거. 아! 우리 아가 갈키줬는데, 거 머…. 오랄, 맞데이! 내 까막눈 아이라 칼라꼬 여 적어 왔데이.”
그러더니 전대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은 종이를 내 펼친다.
“그래 맞데이 ‘오랄해저드’.”
“그기 먼 데?”
“아, 말로 망한다 이 말이제 머꼬? 니 말조심해라꼬 내가 적어 왔데이.”
‘너는 짖어라 나는 간다’ 하는 식으로 하동댁이 골목을 흘낏 보다가 소리지른다.
“어쭈구리? 오매 마선장 온다 아이가.”
그 소리를 듣자마자 남의 산소 뒤에서 똥누다 상주한테 들킨 처녀마냥 얼굴이 새빨개지는 구포댁. 몸이 얼어붙는 듯하다.
고개를 들어 마선장이 온다는 쪽을 바라보다가 낙담한 얼굴이 된다. 구포댁이 찰기 없는 목소리로 힘없이 “이년한테 또 속았데이” 하며 구시렁거린다.
구포댁은 자신이 야속했다. 아니 왜 마선장의 마자만 나와도 가슴이 벌렁벌렁거리고 화기가 얼굴로 쑤욱 솟아오르나 말이다. 아무리 태연한 척해도 소용 없었다.
그러니까 달포 전 거기에 털 나고는 처음으로 사내와 여관이란데를 들어가 보지 않았던가? 꿀단지는 장딴지보다 쉽게 깨진다더니 45년간 지켜온 처녀가 빵구난 날이 되었다.
그날 무슨 마음으로 마선장을 따라 졸래졸래 여관으로 들어갔는지 아무래도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불도 안붙였는데 스스로 조개아가리를 벌렸으니 미치려면 곱게 미치지 무슨 짓을 했는지 까마득하다.
‘에구 내가 아무래도 뭐한테 씌었지.’
그때 어디선가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 보니 입술만 새빨갛게 칠한 미스왕이 언제 나타났는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오실 땐 단골 손님 안오시면 남인데, 무엇이 안타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