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쇼트트랙 심판 휴이시 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
석연찮은 판정으로 눈 앞에서 금메달을 박탈당한 한국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팀에 실격 판정을 내린 호주 출신 제임스 휴이심판에 대해 우리 국민들의 감정이 좋지 않다.
그는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남자 1500m 결승에서 김동성에게 실격을 선언했으며 2006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도 은메달을 딴 안현수에게도 '오프트랙' 실격 처리한 전범자(?)다.
이쯤되면 휴이시 심판이 우리나라와 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우리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늘어 졌다는 것은 우리 정서로 보면 용서못할 중대범죄자(?)다. 우리나라는 ‘삼세판’이라는 말이 있어 어떤 일을 도모하거나 판정을 내릴 때 두 번 째까지는 봐주는 문화가 있다. 상대가 무엇을 잘못했을 때 두 번은 용서해주지만 세 번째는 가차없이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휴이시(여기서부터 존칭을 생략한다)가 이런 천인공노(?) 할 죄를 지었으니 국민감정이 폭발할 만도 하다. 일부에서는 거친 목소리로 현지 올림픽 위원회와 국제빙상연맹등 관련 단체 홈피에 들어가 항의 글을 올리자는등 다양한 제제 혹은 복수(?) 방안을 제시하면서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있다. .(www.resumenews.co.kr 조명애 위원)
그러고 보니 김연아 편파 판정 시비를 불러 일으켜 24일 피겨쇼트게임에서도 혹시 또 다시 불리한 판정을 내리지 않을까 마음 조리게 했던 마리암 심판 생각도 난다. 반대로 같은 날 1만미터에서 실격하여 이승훈에 금메달을 빼앗긴 크라머가 떠올려지기도 하고 우리 선수들끼리 부딪쳐 오노에게 은메달을 헌납한 쇼트트랙 1500m가 오버랩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살펴 보니 억울한 선수도 있고 반면에 생각지도 못한 행운을 거머쥔 사람도 있다. 흔히들 ‘실력 90% 운 10%’라고 하는데 그 말이 이번 올림픽에서 처럼 딱 들어 맞는 경우도 드문 듯하다.
우리가 억울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 반면 운이 좋았다고 할 경우도 생겼기때문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공평해 보이기도 한다.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낸다’라는 말과 ‘하늘은 공평하다’는 말이 동시에 떠오른다.
필자는 실격패 소식을 들었을 때 분노를 참지 못했다. 더군다나 이름을 떠올리기도 불쾌한 휴이시(휴이시는 발음도 이상하다. 휴, 이- 씨(발)처럼 들리기도 한다)이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이미 지난 간 일, 화를 내봐야 자기만 손해다. 휴이시의 귀에 들어갈 리도 없다. 그래서 조금씩 마음을 누그러 뜨려 가고 있다.
인생은 경외감으로 짜이고 아이러니로 염색된 모직물과도 같다. 이런 구비진 인생을 살아가는데는 지혜가 필요하다. 격양될 때는 가만히 어둠을 음미하면서 삶의 지혜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 생각한다.
언젠가 인류최고의 천재라는 레오나르드 다빈치가 그린 새의 그림 밑에 쓰여진 이런 글을 보았다. ‘생각은 희망을 향해 돌아간다.’
살다보면 융성한 사고를 가지고 희망적인 생각으로 전체를 바라보는 혜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때 앞뒤 가리지 않는 흥분은 독약이다.
나무관세음보살 ‘觀世音菩薩’할 때 觀世音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살펴본다’ 즉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자재롭게 관조(觀照)하여 본다는 이야기 아닌가. 우리 옛 선비들은 청아한 뜨락에 앉아 한 잔의 술을 마시며 연못의 연꽃이 열리는 것을 관음(觀音)하였다. 연꽃이 피고 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귀가 밝아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풍상을 과녁처럼 꿰뚫는 경지가 아닌가?
우리 모두 불쾌한 기억을 저 멀리 던져 버리고 아픔을 달랠 길 없는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팀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