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와대 수석과 조광조
1519년 조선 중종시대 조광조의 죽음은 참으로 개탄할 만한 일대 사건이었다. 이른바 기묘사화로 불리는 이 참혹한 난장판에서 개혁을 꿈꾸던 한 젊은 지성이 억울하게 사그러져 갔던 것이다.
고려 말에 원나라를 등에 업고 불교세력과 결탁, 온갖 전횡을 일쌈던 권문세족들을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조광조는 이른바 훈구파가 조작한 주초위왕((走肖爲王) 사건에 휘말려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뽕잎에다가 주초위왕 이라는 글자 모양대로 꿀을 발라놓고 누에에게 그대로 갉아 먹게 한 다음에 그걸 중종에게 고변한 사건이다. 아시다 시피 주초위왕을 파자(글자의 모양을 풀어서 풀이하는 법)해보면 조광조가 왕이 된다는 뜻으로 역모의 증거라는 것이었다.
일설에는 중종이 조광조에게 죄가 없음을 알면서도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의반 타의반 끌고 갔다는 주장도 있으나 명확치 않다.
필자가 뜬금없이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3월초 경북일보가 청와대 이동관홍보 수석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TK(대구경북) X들, 정말 문제 많다. 이건 기사로 써도 좋다. 대구・경북 지역이 역차별 운운하며 다른 지역보다 (이 대통령의 정책에) 더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이 대통령이 대구・경북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 데 그렇게 하느냐”고 말했다고 보도한 내용 때문이다.
당시 이 기사는 국내 전 언론에 보도되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수석을 집요하게 깎아내리며 공격했다. 필자도 이 블로그에서 사실이라면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경북일보는 최근 이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정정보도문을 내고 사과했다.
참으로 민망한 일이다. 기자의 생명은 확인 취재에 있다. 하지도 않은 말을 부풀려 보도하는 일부 기자들의 행태는 참으로 개탄스럽다. 더군다나 언급한 내용이라며 따옴표까지 붙여 보도했으니 누구나 믿을 만했다.
이수석을 조광조에 비유하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억울한 일이 없어야 한다는 사실을 역사적 실증사례로 일깨워주고 자 함이다.
만약 이명박대통령이 보도내용을 그대로 믿고 이수석에게 책임을 물었다면 그는 말그대로 희생양이 되었을 것이다. 과거정권에서는 이런 구설수에 오르면 구설수에 오른 것만으로도 잘못이 있다며 책임을 물었다. 조선시대에도 그런 식으로 벼슬 길을 물러난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이런 무책임한 보도행태는 지양되어야 한다. 이수석도 기자출신이니만큼 어느정도 해량할 구석은 있겠으나 그것이 자신을 옥죄려 날조한 것이라면 끝까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 www.resumenews.co.kr 주장환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