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타에 삶을 바친 ‘731부대 한국인희생자진상규명사업회’ 김창권 회장
마루타에 삶을 바친 ‘731부대 한국인희생자진상규명사업회’ 김창권 회장
일본 시민단체인 '전쟁피해조사회법을 실현하는 시민회의'는 최근 후생노동성 관계자가 현재 일본 국립국제의료센터 직원 아파트 터를 발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터는 1989년 7월 공사 도중 수술이나 총탄으로 손상된 두개골 등 100여 기가 발견돼 731부대 인체표본을 옮겨와 보관하다가 패전과 동시에 암매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일본 정부는 그간 731부대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생체 실험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이번을 계기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돼 원혼을 달래 줄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731부대 한국인희생자(마루타)를 위해 불철주야 뛰어 다니는 사람이 있다. 바로 ‘731부대 한국인희생자(마루타)진상규명사업회’ 김창권 회장이 바로 그다.
그는 몇년 전부터 제2차 세계대전 말 일본이 저지른 만행인 731부대 생체실험 이야기를 채집하고 있다. 김회장은 당시 하얼빈 소재 731부대에서 자행했던 관련 유물들을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으며 이제 그 유물들은 전시를 해도 좋을 만큼 풍성해졌다.
“이런 유물들을 통해 우리의 과거를 알 수 있죠. 살아 숨쉬는 것 같아요. 유물들을 보면 비분강개가 생기고 아픔이 밀물처럼 일어나죠. 그러다 보면 자연히 나라사랑이 우러납니다.”
김회장의 말이다.
김회장은 우리사회가 이처럼 갈기갈기 찢어진데는 위정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한다. 사실 박정희 시대만 하더라도 젊은이들이 미래를 위해 열심히 몸바쳐 일할 수 있는 국가철학이 있었다는 것이다. 성웅 이순신을 테마로 하는 충성심이 대표적 예로, 그런 지표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힘이 되었으며 국민교육헌장이나 새마을정신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국정지표가 유명무실해지고 황금만능주의에 충의예효가 사라져 나라의 혼이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혼을 만들고 키워 나가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청년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역동하는 나라를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김회장은 731부대에 관한 시나리오 작업을 끝내고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731부대에서 마루타로 희생된 아들이 아버지의 행적을 더듬으며 진상조사에 나서 일본인들의 사죄를 받아내고 마루타 희생자 위령제를 일본에서 지내지만 우익의 손에 살해당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그는 이걸 바탕으로 교육적 내용의 다큐멘터리나 영화 혹은 소설을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우리 역사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줄 것이라 한다.
그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세상 보는 눈이 바로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애국애족, 나라사랑이 아니다. 이제는 무언가 우리 젊은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심어주고 나라를 아끼고 보듬어야 할 이유를 일깨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자유와 번영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이루어졌는지 체험적으로 깨닫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요령과 이기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그의 한 발짝 한 발짝은 의미있는 울림으로 들려올 뿐만 아니라 그래도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는 희망이 불씨처럼 숨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www.resumenews 주장환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