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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대박 시장터③

만청 주장환 2010. 2. 19. 10:32

시장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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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왕이 노래를 부르며 원투스텝을 밟고 있다.하나둘 하나둘 앗싸, 그녀는 이동식 커피판매대를 잡고 몸을 꽈배기처럼 배배 꼬며 코맹맹이 소리로 호객한다.

 

“꿀차∼커피∼아지매들 한잔하이소∼언니 한잔해.”

 

구포댁이 일없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외면한다. 미스왕이 일회용 컵에 꿀차를 부어 넣고는

 

구포댁 앞에 쑥내민다.

 

“요거 한잔 드시고 피로를 확 풀어 버리시요이.”

 

“야 이년아 치아라 안묵는다.고 새빨간 주디나 닦아라.쥐잡아뭇나?”

 

“아이고,귀창구 떨어져 나가겠데이.”

 

미스왕이 눈을 치켜 뜨고 쳐다본다.

 

“고래도 요년이….어데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꼬라보노?이쯤되마 막하자는 거제? ”

 

구포댁이 다라이에 손을 집어 넣더니 손삽으로 물을 퍼내 미스왕 얼굴에 확 뿌린다. 미스왕이 놀라 뒷걸음질 치며

 

“아 아 알겠심더.아지매 고마하이소 고마.아지매는 그라마 눈을 동그랗게 뜨지 네모로 뜨는 사람 봤어에?”하고는 커피판매대 바퀴를 툭 차더니 횡하니 내뺀다.

 

미스왕은 여장남자다.트렌스젠더인 것이다.그러나 아무도 그녀가 트렌스젠더인줄 모른다.하리수 뺨을 교회당 종치듯 하지만 누가 그녀를 먹었다는 소리를 들어 본적이 없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를 시장바닥이 떠나가라 틀어 놓고 있던 고무줄 아저씨가 이 꼴을 보더니 라디오 볼륨을 팍 줄인다.그는 모른척 고개를 외꼬곤 먼데를 쳐다보며 소리친다.

 

“사리마다 고무줄이나 나포타린 쥐약, 좀약∼ 있어예에에∼”

 

미스왕이 갈치장사하는 명자엄마 가게로 간다. 명자 엄마가 힐끗 쳐다보더니 무시하고 가락을 퉁긴다.

 

“기장칼치나 부세 있어요, 들어가세요. 싱싱해요∼ 기장칼치나 부세 있어요∼”

 

그녀는 서울말을 간드러지게 쓰며 손님을 부르고 있었다. 그게 마치 창을 하는 듯 해 그녀가 말하면 “장단이 있어야 되겠네” 할 정도였다. 미스왕이 다가오자 담배를 꺼내 요염하게 피워문다.그 꼴을 보고 그냥 지나칠 미스왕이 아니었다.

 

“고라다 뼈 놓는다카이끼네. 손님이 있어도 뻑뻑∼ 없어도 쪽쪽….”

 

“재수없다 이년아 다른데루 못가? 소금 맛 보고 싶니?”

 

“치∼손님없는기 어데 내탓이가.”

 

“조조 조거 조동아리 놀리는거 보래이.”

 

명자엄마가 급해지니까 평소 간드러지던 서울말은 어디로 가고 사투리가 막 튀어나온다.

 

이 꼴을 보고 있던 복대박이 하동댁에게 다가와 다라이 앞에 앉는다.

 

“야가 니 먼일이고? 대낮에? 잠 안자고?”

 

“어무이. 자마 머하는교. 죽으마 썩어 문드러질 몸이라 안캤는교?”

 

“아, 밤에 장사 안할끼가?”

 

“와 안하느교 안하기는?”

 

복대박이 슬그머니 다가가 하동댁 귀에다 대고 속삭인다.

 

“근데 어무이요. 불도저 전두한사장이 땅보러 다닌다 카던데 못들었는교?”

 

“땅? 몰라 그기 머꼬? 첨 듣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