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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력서

만청 주장환 2010. 4. 12. 09:39

슬픈 이력서

 

 

 

이젠,

 

휘어지고 휘어져

 

곧 바로 설 수조차 없는

 

너는,

 

어이하여

 

미움도 원망도 없는가?

 

 

아득한 봄날

 

흰 달빛 머무는 모랫벌에,

 

옅은 문종이로

 

낮게 깔리는

 

외로움을

 

너는 어이 견디는가?

 

아아...

 

제 스스로

 

열정을 이기지 못하여

 

땅 밑으로

 

땅 밑으로만 파고드는

 

너는,

 

온 봄날

 

무심한 꽃가루만

 

흩날리고 있구나.

 

           주장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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