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이동관 홍보수석이 페배마저 승리의 빛으로 돌리려면

만청 주장환 2010. 3. 1. 21:09

이동관 홍보수석이 배려해야 할 것들

 

 

                                                                         www.resumenews.co.kr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구 경북지역 사람들을 폄하하는 말을 해 말썽이 되고 있다.

 

1일 경북일보는 이 수석이 2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TK(대구경북) X들, 정말 문제 많다. 이건 기사로 써도 좋다. 대구・경북 지역이 역차별 운운하며 다른 지역보다 (이 대통령의 정책에) 더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이 대통령이 대구・경북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 데 그렇게 하느냐”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대한 문제다. 이수석은 동아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이명박대통령 후보자 시절 후보공보실장을 맡으며 언론을 총괄지휘해 왔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청와대 대변인을 맡아 활동해 왔으며 수석으로 있으면서도 사실상 대변인이 누구인가 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이 수석은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두 사람은 서울시장 시절부터 잘 알고 지내 이수석의 말이 곧 대통령의 말이라는 것이 취재기자들의 전언이다.

 

이 수석은 또한 말을 매우 가려서 하며 절제된 어휘를 구사하고 화를 잘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수석이 한 지역에 대해 “X”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한 원색적 비난을 기자들 앞에서 직접 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는 지난 번에도 자신의 개인문제에 관련된 국민일보 기사 삭제 시도로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이수석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충정을 알아주지 못한다고 섭섭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홍보수석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있는 만큼 그런 막말을 쏟아내서는 안된다. 충정때문이라 하지만 대통령에게 피해를 입히고 국민들의 불신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 워싱턴은 활화산 같은 감정의 소유자였으며 스스로를 절제 하지 못해 폭언을 퍼부으며 분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가 군대를 지휘할 때 의회가 굶주린 병사들에게 식량을 보내지 않는다고 의회에 편지를 보내 화를 냈으며 사병들이 싸우면 뛰어들어 싸움을 말리기도 했다. 술 취한 병사들이 서로 싸우자 양 머리를 잡아 박치기를 시키며 질책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이 되고나서 초연한 척 사람들과의 거리를 두려 애썼으며 감정을 철저하게 통제했다. 미국에서는 워싱턴이 바람둥이였고 무정자증을 가졌으며 토지불법소유자엿다는 사실을 아무리 진실이라고 설명해도 그런 사실과는 상관없이 그는 위대한 인물로 기억되고 최고의 대통령 자리에서 끄집어 내릴 수 없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사람이 달라졌으며 이해하고 관용하며 말을 되도록 참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간혹 예전엔 인도와 상생의 정신을 부르짖던 사람이 어느 날 권좌에 오르게 되면 배타적이고 압제적인 태도로 상대를 완전히 척결해버리려는 경우를 보곤 한다. 그렇게 되면 심한 배신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예전에 그 약자에 대한 가졌던 우리의 동정과 공감은 그의 존재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강자의 부당함에 대한 저항이었던 것인데, 그 약자가 강자의 자리에 오르자 예전의 강자보다 더 무서운 폭군으로 변해버렸으니 말이다.

그리고 보면 결국 한 사회와 국가 모든 구성원간의 상생을 위해서는 특히 권력을 가진 강자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 희구하는 질서와 조화 속에서의 평화로운 삶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강자의 인도적 정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벨기에 소설가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글은 강자의 인도적 정신에 대한 통렬한 성찰이 들어 있다. 로마 최고 왕 중 하나로 꼽히는 하드리아누스황제가 바로 직전에 죽은 트라야누스 황제에게 장례식 겸 개선식을 거행 해 주었던 과거를 회상하며 하는 말 중 이런 것이 들어 있다.

 

“개선식이란 죽은 자들에게나 어울리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살아 있을 때는 언제나 옛 카이사르 황제에게 그의 대머리와 여성편력을 두고 그랬던 것처럼 우리들에게 우리들의 약점들을 험담하는 누군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죽은 자라면 뭐랄까 무덤 속 삶의 개시식(開始式)같은 것, 영광의 수세기와 망각의 수 천년을 앞에 두고 그 몇 시간의 소란하고 성대한 의식의 권리가 있는 법이다. 죽은 자의 운이란 실패에서 조차도 보호되는 법이다. 그의 패배마저 승리의 빛을 얻는 것이다.

 

세종시 문제는 정부 입장에서 보면 답답할 지도 모른다.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층이 많은 대구 경북에서는 박근혜 전대표가 이명박 정부에 의해 무덤 속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수석은 ‘죽은 자의 운이란 실패에서 조차도 보호되는 법이다. 그의 패배마저 승리의 빛을 얻는 것이다’라는 말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승리자의 궁휼한 마음으로 패배의 무덤에서 아파하는 자들을 위해 배려해 주기 바란다. 그래야 오히려 실패와 비난, 무능조차도 바람에 실린 티끌처럼 날아가 버리게 되는 것이다. (    www.resumenews.co.kr  주장환 위원)